애국부인전(愛國夫人傳) 저자 : 장지연 애국부인전 _ 제3화 차설. 이 때 약안의 나이 십칠 세라. 화용월태를 규중에 길러 봉용한 태도와 선연한 풍채가 진시 경성경국의 미인이라. 이 때 법국 경성의 함몰함과 국왕이 파천한 소문이 사방에 전파하매 비록 아동 부녀라도 모를 이가 없는지라 약안이 주야로 차탄하여 가로되, ‘우리나라가 저 모양이 되었으니 어찌하면 좋을꼬?’ 종일토록 집에 앉아 나라 회복할 계교를 생각하다가 법국 지도를 내어 놓고 자세히 살피더니 홀연 들으니 문 밖에 천병만마의 훤화하는 소리 벽력같이 진동하면서 마을 사람의 우는 소리 사면에 요란하거늘 약안이 놀라 급히 나아가 본 즉 영국 군병이 기율 없이 사방에 횡행하며 재물을 노략하고 부녀를 겁간하며 인명을 살해하는지라. 약안이 그 잔혹한 참상..